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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일하지 않는 사람 모두를 세지 않는 이유

19분 소요
실업률, 일하지 않는 사람 모두를 세지 않는 이유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실업률은 낮다고 하면 무엇을 믿어야 할까. 먼저 실업률이 누구를 세는 숫자인지 알아야 한다. 실업률은 일하지 않는 사람 전체의 비율이 아니다. 일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더해 최근의 적극적인 구직활동과 즉시 취업할 수 있는 상태라는 조건까지 따진다. 실업률의 분모도 전체 인구가 아니라 경제활동인구다. 따라서 낮은 실업률을 곧바로 ‘일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뜻으로 읽으면 범위가 달라진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고용지표가 보여주는 사실과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어려움을 나눠 볼 수 있다.

분모는 전체 인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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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의 계산 구조는 ‘실업자 수 ÷ 경제활동인구 × 100’이다. 핵심은 나누는 기준에 있다. 전체 국민 가운데 몇 명이 일하지 않는지를 묻는 대신, 경제활동인구 안에서 실업자가 차지하는 몫을 나타낸다. 비율을 읽을 때는 실업자라는 분자와 경제활동인구라는 분모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사람은 이 계산의 분모 밖에 있다. 일하지 않는 사람 중에서도 실업자로 집계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갈리는 이유다. 평소 말하는 ‘직장이 없는 사람’과 통계에서 사용하는 ‘실업자’를 같은 뜻으로 놓으면 이 구분이 사라진다. 가령 실업률이 낮다는 말은 정해진 집계 범위 안에서 실업자의 비중이 낮다는 뜻이다. 이를 전체 인구 대부분이 일하고 있다는 설명으로 바꿀 수는 없다. 같은 이유로 실업률을 100%에서 뺀 값을 전체 인구 중 일하는 사람의 비율이라고 읽어서도 안 된다. 계산의 기준이 되는 집단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실업자로 세는 세 가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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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상 실업자는 세 가지 조건을 함께 충족하는 사람이다. 첫째, 조사대상주간에 수입 있는 일을 하지 않았다. 둘째, 지난 4주간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다. 셋째, 일자리가 주어지면 즉시 취업할 수 있다. 어느 하나만 골라 실업 여부를 설명하면 정의의 일부가 빠진다. 여기서 시간 기준을 섞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일을 했는지는 조사대상주간을 기준으로 보고, 구직활동은 지난 4주간을 본다. 예전에 구직활동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최근의 구직 조건까지 충족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일을 하지 않은 기간이 길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실업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취업을 원한다는 마음과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는 행동도 구분된다. ‘일하고 싶다’는 의사만으로 구직활동 조건을 대신할 수 없다. 여기에 일자리가 생겼을 때 즉시 취업할 수 있는지도 따로 들어간다. 구직활동을 했더라도 즉시 취업 가능한 상태가 아니라면 제시된 실업자 정의의 모든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다. 이 기준은 개인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평가하는 잣대가 아니다. 통계에서 같은 범주의 사람을 집계하기 위한 구분이다. 생활이 어렵다는 사실과 실업자로 분류된다는 사실은 서로 연결될 수 있지만, 동일한 판단은 아니다.

구직을 포기하면 달라지는 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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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을 가정해 보자. 두 사람 모두 조사대상주간에 수입 있는 일을 하지 않았고, 일자리가 주어지면 즉시 취업할 수 있다. 한 사람은 지난 4주간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았다. 이 사람은 앞서 설명한 세 조건을 충족한다. 다른 사람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구직을 포기했고, 지난 4주간 적극적인 구직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가정하자. 두 사람 모두 현재 일이 없지만 집계 결과는 같지 않다. 공식 해설은 구직을 포기한 실망실업자를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한다고 설명한다. 이 경우 실업률 계산에서 실업자로 포함되지 않는다. 중요한 차이는 취업에 성공했느냐가 아니라 구직활동 조건이 달라졌다는 데 있다. 따라서 실업자 집계에서 빠졌다는 사실을 취업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없다. 일자리 없는 상태가 이어져도 통계상 분류는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실업자로 집계되지 않는 사람을 모두 실망실업자라고 부르면 안 된다. 실망실업자는 구직을 포기한 경우를 설명하는 말이다. 비경제활동인구 전체를 같은 사정의 사람들로 묶으면, 실업률의 범위를 설명하려다 또 다른 범주를 잘못 해석하게 된다.

낮아진 숫자와 좋아진 상황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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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이 낮아졌다는 사실과 고용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아졌다는 결론 사이에는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 비율 하나만으로는 어떤 사람의 상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집계 밖에 있다는 점은 실업률과 사람들이 느끼는 취업의 어려움이 어긋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이 역시 가정으로 비교할 수 있다. 일자리가 없던 사람이 취업하는 경우와, 일을 얻지 못한 채 구직을 포기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두 경우 모두 실업자 집계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일자리를 얻었다는 변화는 첫 번째에만 있다. 실업자 수가 줄었다는 설명만으로 두 상황을 같은 개선으로 묶을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실제 실업률 하락이 구직 포기 때문이라고 거꾸로 단정할 수도 없다. 그 원인을 말하려면 해당 기간에 취업과 구직 상태가 어떻게 변했는지 보여주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정의에서 가능한 경로를 설명하는 것과 현실에서 어느 경로가 나타났다고 말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공식 해설도 실망실업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기 때문에 실업률이 실업상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짚는다. 이 한계는 지표를 버릴 이유라기보다, 그 숫자에 고용 상황 전체를 설명하는 역할까지 맡기지 말아야 할 이유다.

고용 뉴스에서 읽어낼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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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기사를 읽을 때는 숫자의 움직임과 그 움직임에 붙인 설명을 나눠 읽으면 좋다. ‘실업률이 낮아졌다’는 비율의 변화에 관한 말이다. ‘취업이 쉬워졌다’는 구직자의 상황에 관한 말이다. 뒤의 결론까지 받아들이려면 실제로 일자리를 얻은 사람이 늘었는지 등 그 설명에 맞는 근거가 기사에 있어야 한다. 특히 ‘실업자가 줄었으니 그만큼 모두 취업했다’는 식의 연결은 주의해서 읽어야 한다. 앞서 본 것처럼 구직을 포기해 분류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실업률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주변 사람이 겪는 구직의 어려움을 잘못된 체감으로 취급해서도 안 된다. 숫자가 설명하는 집단과 그 사람이 놓인 상태가 일치하는지부터 봐야 한다. 다음에 낮은 실업률을 강조한 기사를 만나면, 결론을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의 비중이 낮다’까지 먼저 읽자. 이어 취업 여건이 좋아졌다는 설명이 나온다면, 비율 외에 어떤 변화가 제시됐는지 살펴보면 된다. 실제 취업 증가에 관한 설명인지, 실업률 숫자만 되풀이하는지 구분하는 것이 그 기사의 결론을 받아들일 기준이다.

참고자료

참고 1: 지표누리 · 국민 삶의 질 지표 — 실업률 https://www.index.go.kr/unify/idx-info.do?idxCd=8009